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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5.

    by. dopamin-9

    목차

      진주 가산리 우물지에서 출토된 동물뼈 유물, 해부학적 분류로 읽는 고대인의 삶

      한 뼘의 뼈에서 시작된 이야기. 경상남도 진주시 가산리 우물지에서는 단순한 흙더미 속에서 수많은 역사적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고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 것이 바로 동물뼈 유물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출토 뼈들을 해부학적 기준으로 정밀 분류하고, 이를 통해 고대인의 생활방식과 생태 환경, 사육 문화 등을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우물지에서 출토된 소·돼지·개의 뼈, 고대인의 식생활을 말하다


      가산리 우물지 유적 – 물과 삶의 중심

      진주 가산리 우물지는 삼한~삼국 시대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우물 유적입니다. 이곳은 농경사회와 생활공간의 중심이었던 물의 존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 중 하나로, 당시 사람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물 내부와 주변에서 다량의 유기물과 뼈 유물, 토기 조각이 함께 출토되었으며, 특히 동물뼈는 고대인들이 무엇을 먹었고, 어떤 동물을 길렀는지, 그리고 어떤 동물을 의례용으로 사용했는지 등 실생활과 신앙을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합니다.


      동물뼈의 해부학적 분류란?

      출토된 동물뼈를 단순히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정확한 종 식별이나 활용 목적을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해부학적 분류법을 적용해 동물의 종류, 연령, 성별, 사육 여부 등을 밝혀내고자 했습니다.

      주요 해부학적 분류 요소:

      • 두개골(Skull): 뇌의 크기, 안와(눈구멍), 치열 분석을 통해 종 식별
      • 장골(Pelvis): 성별과 근육 부착 구조 확인 가능
      • 견갑골(Shoulder blade)대퇴골(Femur): 동물의 크기, 성장 여부 분석
      • 이빨(Dentition): 연령 추정 및 식성 파악

      또한, 비교 해부학 자료 및 현대 동물 표본과의 대조를 통해 유물 뼈가 어떤 동물에 속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출토된 동물뼈의 종류 및 해석

      가산리 우물지에서 출토된 뼈 중 주요한 동물은 소(Bos taurus), 돼지(Sus scrofa), 개(Canis lupus familiaris), 닭(Gallus gallus domesticus) 등입니다. 각각의 동물은 고대인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으며, 그 용도에 따라 활용 방식도 다양했습니다.

      소뼈

      • 대퇴골과 견갑골을 통해 중대형 육류 가축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
      • 골절 흔적과 칼자국 → 식용 도축 흔적

      돼지뼈

      • 다양한 연령의 뼈 출토 → 사육 및 번식 목적 가능성
      • 일부는 신석기 시대 이후 사육화된 종과 유사한 특징

      개뼈

      • 전체 골격이 출토된 사례 있음 → 의례 또는 애완의 가능성
      • 일부는 묻힌 상태로 확인 → 장례 의식 가능성

      조류뼈 (닭 또는 야생조류)

      • 가벼운 골격, 날개뼈 흔적 확인
      • 음식물 쓰레기 또는 제의 관련 가능성

      문화적·역사적 의미 – 뼈로 복원하는 고대 사회

      단순한 동물뼈지만, 이들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분포 형태, 위치, 손상 흔적 등을 분석함으로써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 구조, 사육 및 사냥 방식, 신앙적 문화까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 가축화 동물의 뼈가 많은 비중을 차지 → 정착형 농경사회 가능성
      • 소형 동물과 함께 조류 뼈도 다수 출토 → 다양한 동물 활용
      • 도축 흔적이 있는 뼈와 의례용으로 추정되는 뼈의 분리 → 실용 vs 종교적 사용 구분 가능

      이러한 분석은 단지 고고학적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 형성과 인간-동물 관계사의 흐름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학술적 성과로 이어집니다.


      해부학적 분류 연구의 미래 과제

      이번 연구는 과학적 해부학 분석법을 고고학 유물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 더 많은 동물종 비교 데이터 확보
      • DNA 분석 또는 동위원소 분석과의 병행
      • 타 유적과의 유물 비교를 통한 생활권 연구

      궁극적으로 이러한 연구는 우리 선조들의 삶을 보다 과학적이고 사실적으로 재현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