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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폐렴, 장외 대장균 감염이 원인? 치명적 사례로 본 예방의 중요성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순간은 건강하던 강아지가 갑작스레 중증 질환으로 쓰러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특히,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폐렴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명적일 수 있어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폐렴의 원인이 단순한 바이러스나 환경성 자극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장균’**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대장균이 단순히 장내에 머물지 않고, 장을 벗어나 폐로 침입해 강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외 병원성 대장균(ExPEC)에 감염된 강아지의 폐렴 사례를 중심으로, 감염 경로, 증상, 병리학적 분석 결과, 그리고 보호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예방 및 관리 방법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장외 병원성 대장균(ExPEC)이란?
대장균(Escherichia coli)은 일반적으로 장 내에 서식하며 대부분 무해합니다. 하지만 일부 대장균은 독소를 생산하거나, 장을 벗어나 다른 기관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장균을 **장외 병원성 대장균(ExPEC, Extraintestinal Pathogenic E. coli)**이라고 부릅니다.
ExPEC는 다음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폐렴 (Pneumonia)
- 요로 감염 (UTI)
- 패혈증 (Sepsis)
- 수막염 (Meningitis)
강아지에게 발생한 ExPEC 감염은 매우 드문 사례이지만, 그 위험성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실제 사례: 건강하던 강아지, 급성 폐렴으로 사망
🔹 감염 경과
사례의 주인공은 생후 8개월령의 미니어처 푸들로,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던 반려견이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기침과 호흡곤란, 식욕저하, 기력저하가 나타났으며, 이후 빠른 속도로 호흡 수 증가와 청색증까지 동반되었습니다. 보호자가 급히 병원으로 내원했지만, 입원 치료 24시간 이내에 호흡 부전으로 폐사하게 되었습니다.
🔹 진단 및 검사 결과
- X-ray 검사: 폐 전체의 혼탁 소견, 폐렴의 전형적 징후
- 혈액 검사: 백혈구 수치 상승, 염증 반응 수치 급증
- 세균 배양: 폐 조직에서 대장균이 고농도로 분리됨
- 유전자 검사: ExPEC에 해당하는 병원성 유전자(Virulence factors: pap, sfa, hly 등) 확인
병리학적 분석: 폐에서 확인된 심각한 감염
부검을 통해 확인된 폐 조직은 다음과 같은 병변을 보여주었습니다:
- 폐포 내 심한 화농성 염증
- 출혈 및 괴사 조직 다수 존재
- 폐혈관 내 대장균 응집 확인
- 장 외 감염의 명확한 증거
이러한 결과는 해당 대장균이 단순 장내 균이 아니라, 혈행성 전이를 통해 폐로 침입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는 ExPEC 감염의 전형적인 병태 생리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강아지에서 대장균성 폐렴, 왜 발생할까?
ExPEC 감염은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화되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강아지의 경우,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 또는 노령견
- 장내 세균총 불균형
- 장점막 손상 후 균이 혈액을 통해 폐로 이동
- 불결한 위생 환경 또는 오염된 식수 섭취
보호자가 알아야 할 예방 및 관리법
1. 위생 관리 철저히 하기
- 물그릇, 사료그릇, 장난감은 자주 세척
- 산책 후 발 씻기 등 기본 위생관리 강화
2. 장 건강 챙기기
- 유산균, 프리바이오틱스 등 장내 균총 조절에 도움 되는 영양제 사용
- 식이 알러지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 피하기
3. 증상 조기 발견이 핵심
- 기침, 콧물, 호흡 이상 등의 호흡기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내원
- 강아지가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식욕을 잃는 경우, 폐렴 의심
4. 항생제 사용 주의
- 항생제 내성을 가진 ExPEC도 존재함
-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한 종류와 용량으로 사용해야 함
결론: 드물지만 치명적인 감염,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
이번 사례를 통해 우리는 강아지에게도 장외 대장균 감염으로 인한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그 결과는 매우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PEC는 단지 장 내에 머무르지 않고, 전신을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한 세균입니다. 그러나 조기 대응과 위생 관리, 그리고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반려견의 건강은 보호자의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조금만 더 살펴보고, 조금만 더 일찍 병원에 방문한다면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반려동물 수의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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